복합 재질 플라스틱(Other)의 한계: 왜 예쁜 튜브형 화장품 용기는 소각될 수밖에 없는가?

2026. 7. 31. 08:11환경/폐기물·자원순환

최근 친환경 트렌드에 맞춰 유리병이나 펌프형 화장품 용기가 많이 늘어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손이 많이 가고 편리한 것은 단연 '튜브형 용기'입니다. 단지 안에 든 크림을 손으로 떠서 쓰는 것보다, 튜브로 필요한 만큼 짜서 바로 쓰면 외부 공기나 이물질 접촉이 차단되어 훨씬 위생적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튜브형 용기는 가격이 저렴합니다. 만약 모든 화장품 용기를 무거운 유리나 복잡한 펌프 구조로 바꾼다면 제조원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구매하는 화장품 가격 부담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뚜렷한 대체제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매일 쓰는 이 편리하고 경제적인 튜브형 용기에는, 안타깝게도 재활용 선별장에서 전량 소각로로 직행할 수밖에 없는 치명적인 환경적 한계가 숨어 있습니다.

환경 플라스틱 대체재 및 리사이클링 연구

1. 화장품 튜브 용기가 'OTHER(복합 재질)'일 수밖에 없는 이유

화장품 뒷면 분리배출 표시를 보면 튜브형 제품의 90% 이상이 '플라스틱-OTHER'라고 표기되어 있습니다. OTHER는 두 가지 이상의 플라스틱 재질을 겹치거나, 플라스틱에 알루미늄 필름 등을 접합한 복합 재질 플라스틱을 의미합니다.

 

화장품은 수분, 유분, 기능성 화학 성분(레티놀, 비타민 등)이 복합적으로 포함되어 있어 빛과 산소에 매우 취약합니다. 용기의 겉면은 인쇄가 잘되고 부드러운 PE(폴리에틸렌)를 쓰고, 안쪽에는 산소 차단성이 뛰어난 나일론이나 EVOH, 알루미늄을 얇게 샌드위치처럼 겹쳐서 만드는 다층(Multi-layer) 공법이 필수적입니다.

 

이 다층 구조 덕분에 우리는 위생적이고 신선한 화장품을 쓸 수 있지만, 단일 재질로 녹여서 재활용해야 하는 재생 원료 시장에서는 '불순물' 그 자체가 됩니다.

2. 용기 재질별 장단점 및 환경 경제학적 비교

소비자가 체감하는 경제적 가치와 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용기를 찾기 위해, 현재 유통되는 대표적인 화장품 용기들의 특성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용기 형태 소비자 가치 (위생·비용) 리사이클링 밸류체인 한계점
튜브형 용기
(OTHER)
- 짜서 사용하므로 교차 오염 없이 위생적
- 제조원가가 매우 저렴하여 소비자 가격 부담 낮음
- 다층 복합 물질로 물리적 분리 불가
- 내부 잔여물 세척이 힘들어 전량 소각 처리
유리병 용기
(Glass)
- 화학적 변성이 없어 안전함
- 스패출러 미사용 시 위생 관리가 번거로움
- 무거워서 유통 과정 중 탄소 배출량 증가
- 유색/코팅 유리는 재활용률 급감
펌프형 플라스틱
(PP/PE/복합)
- 사용이 편리하고 위생적임
- 내부 스프링 장치 등으로 인해 단가 상승
- 펌프 내부 철제 스프링 분리가 어려움
- 단일 재질(All-Plastic) 펌프 개발 중이나 단가 높음

3. 선별장의 현실: 잔여 내용물과 선별 효율의 맹점

백번 양보해서 OTHER 재질을 모아 열분해 유화(화학적 재활용)를 하려고 해도 두 번째 장벽에 부딪힙니다. 바로 '용기 내부의 잔여 화장품'입니다. 튜브형 용기는 구조상 가위로 반을 가르지 않는 한 마지막 10~15%의 내용물은 내벽에 달라붙어 배출되지 않습니다.

 

재활용 공정에 유입되는 플라스틱에 유분과 수분이 가득한 크림이나 선크림 찌꺼기가 묻어 있으면, 재생 원료의 순도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공정 장비의 고장을 유발합니다. 또한 재활용 선별장에서는 컨베이어 벨트 위를 빠르게 지나가는 소형 플라스틱을 사람이 일일이 선별해야 하는데, 크기가 작고 가벼운 화장품 튜브는 선별 효율이 떨어져 탈락 후 대부분 고형폐기물연료(SRF)로 만들어져 소각됩니다.

복합 재질 플라스틱(Other)의 한계: 왜 예쁜 튜브형 화장품 용기는 소각될 수밖에 없는가?

4. 대체제 부재의 시대, 소비자와 기업이 나아갈 방향

현재로서는 튜브형 화장품의 완벽한 친환경 대체제를 찾기 어렵습니다. 종이 튜브 용기가 개발되기도 했으나, 이 역시 내부에는 플라스틱 코팅 필름이 들어가 있어 완전한 단일 재질 재활용이 불가능한 구조적 한계가 있습니다. 유리병과 올-플라스틱 펌프는 훌륭한 대안이지만, 소비자가 감당해야 할 가격 저항선이라는 경제적 현실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지금 단계에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기업은 단일 화학 재질로 구성되면서도 차단성을 대폭 높인 '단일 재질(Mono-material) 튜브' 공정 기술개발 투자에 나서야 합니다. 둘째, 소비자는 편리하게 튜브 용기를 사용하되 다 쓴 용기는 가위로 반을 잘라 내부 내용물을 깨끗이 세척한 뒤 배출하거나, 기업이 운영하는 공병 수거 캠페인에 적극 참여하여 화학적 재활용의 피드스탁(Raw Material)으로 쓰이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가격과 위생이라는 편리함 속에 가려진 OTHER 플라스틱의 한계를 인지하는 것, 그것이 지속 가능한 뷰티 에코시스템을 만드는 첫걸음입니다.